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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CHITECT'S ATELIER Interview

아틀리에의 의미를 묻다

건축가의 작업 공간이 일반적인 사무실과 다른 지점이 있다면, 대부분 설계업의 특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아틀리에는 문서 작업과 회의만이 아닌, 설계와 제작을 위한 도구와 공간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기능적 필요에 따라 각 사무소는 여러 작업 영역을 분리하거나 통합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팀원들 간 소통과 협업을 유도하는 배치를 꾀한다. 주목할 점은 설계업이라는 공통분모를 두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차별화한 작업 공간을 구성한다는 점이다. 앞서 소개한 국내 아틀리에 20곳에게 각자 생각하는 건축가의 작업 공간과, 설계업의 변화에 따른 공간구성, 미처 실현하지 못한 시도와 앞으로의 작업 공간에 대한 바람을 물었다. 각 사무소의 작업 스타일만큼이나 다채롭고 또렷한 이들의 답변은, 아틀리에가 건축가에게 어떤 의미인지 다시금 상기하게 한다.

Q1. 건축가의 작업 공간은 어떻게 다른가?
Q2. 사무소에서 그간 일하는 방식과 공간에 변화가 있었다면 무엇인가?
Q3. 현재 사무실 공간에서 실현하지 못해 아쉬운 건축적 시도가 있다면 무엇인가? 실현하지 못한 이유는?
Q4. 앞으로 또 다른 작업 공간을 마련하게 될까? 꿈꾸는 작업 공간은 어떤 모습인가?

Asking About the Meaning of the Atelier

What sets an architect's workspace apart from a typical work environment? Often, the elements of the workspace are driven by the unique demands of the architectural industry. An atelier goes beyond the notion of a place for meetings and administration; it requires specific equipment and spaces devised for design and production. In response, each studio may segment or merge various functions to foster better communication and collaboration among team members, thus enhancing efficiency. The key here is how these spaces are uniquely tailored—different methods but the same foundational needs. SPACE asked 20 domestic ateliers about their desires for their ideal workspaces, changes in office layouts responding to shifts in the industry, and their unfulfilled initiatives. Their responses, as varied and striking as their design styles, prompt us to reconsider what an atelier truly means to architects.

Q1. How different is a workspace for architects?
Q2. If there have been changes to working methods and the spaces in the office, what are they?
Q3. Are there any architectural ideas in your current office that you regret not realising? What are the reasons behind it?
Q4. Will there be another kind of workspace in the future? What does your dream workspace look like?

Q1. 건축가의 작업 공간은 어떻게 다른가?

황두진건축사사무소 우리 회사의 경우 집중형이 아닌 분산형 구성으로, 구성원들이 자주 회사 안에서 이동하며 근무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책상 위에는 딱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 자료만 두고 그 외에는 지하 자료실 등에 보관하고 관리한다. 각종 생각과 데이터가 고여 있지 않고 항상 흐르고 있는 환경이 우리에게 맞다고 생각한다.

에스케이엠 건축사사무소 사무실은 일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햇볕이 잘 들고 환기가 잘 되는 자연 친화적이고 쾌적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에스케이엠 오피스는 창의력을 극대화하는 높은 층고와 직원들이 함께 쓸 수 있는 여유로운 면적을 갖추었다. 건축물은 유기체이기 때문에 사소한 것까지 가볍게 대하지 않고, 디테일이나 공간구성을 흐트러짐 없이 디자인하여 우리가 이곳에서 일할 때 모든 것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느낌을 주고자 했다.

더_시스템 랩 이제는 건축가의 작업 방식 자체가 전통적인 설계사무실의 형식으로는 현대사회의 전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적 성향의 ‘작품’을 넘어서서 문제 해결을 위한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연함과 소통의 역량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느낀다. 우리도 이러한 맥락에서 하나만의 가능성을 향해 매몰되다시피 한 집중업무 스튜디오 영역으로부터 다양한 소통의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해 사무실의 절반을 라운지로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회의부터 세미나, 커피 브레이크, 식사, 해피아워 등을 수행하는 자유로운 공간이며, 다른 사람들과의 우연 또는 예정된 접점을 만들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온건축사사무소 무엇보다 자유로운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축가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자연을 바라보면서 사색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사무실에서는 어디서든 늘 자연을 관조할 수 있다. 설계에서 시공이 완성되기까지 평균적으로 최소 1년 6개월에서 3년이 걸리는데 이 과정 속에서 항상 직원들과의 소통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업무 공간은 하나의 영역으로 통합했다.

TRU 건축사사무소 우리 사무소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디자인 업무 방식은 패스 플레이다. 화려한 개인기로 골을 넣는 것이 아니라, 모든 팀원들이 공의 위치를 알고 자신의 포지션을 조정한다. 그래서 공간에서는 서로의 목소리가 들려야 하고 동료의 표정으로 컨디션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벽을 두지 않고 하나의 큰 공간, 큰 데스크를 마련한 이유다.

에이앤디 지면에 접한 두 개 층에 작업 공간의 기능이 분리되어 있다. 아래층은 그림이나 모형 제작과 아카이브, 위층은 설계 및 회의 공간으로 나뉜다. 설계 업무는 책상에서 이뤄지지만, 모형 제작과 미팅은 야외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보내는 건축가에게 자연의 풍경과 야외 공간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환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창의적이고 개성적인 개인들이 모인 집단이지만, 함께 일을 통해 그리고 굳이 커뮤니티라는 단어를 내세우지 않더라도 연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매일 함께 밥을 먹는 공간을 생각했다. 각자 동시에 한자리에서 밥을 먹고 다들 뿔뿔이 나가 산책을 하고 들어온다. 또 일 년의 대부분을 절간처럼 지내지만 매년 창립 기념일 즈음에 큰 잔치를 벌이면서 일종의 집단 리추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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