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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히어로 아카데미아: 아는 히어로, 모르는 이야기
슈퍼히어로 아카데미아: 아는 히어로, 모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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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히어로 아카데미아: 아는 히어로, 모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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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몰라도 되지만 알면 더 재미있는 슈퍼히어로 이야기!



A보다 반음 낮은 곳에 숨어있는 대중문화의 모든 것.


‘에이플랫 시리즈’의 세 번째 책.



김닛코의 <슈퍼히어로 아카데미아>는 디즈니 코리아 마블 공식 필진 1호로 활동해 온 저자가 다양한 코믹스 전문지와 블로그 등에 기고한 글들을 묶어 구성한 일종의 ‘슈퍼히어로학’ 개론서다. 가히 전 세계 영화계의 주류 중의 주류로 발돋움한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를 비롯해 그 근간을 이루는 미국 슈퍼히어로 코믹스에 대한 시발점이라 할 만하다. 몰라도 되는 이야기라고 겸손하게 운을 뗐지만, 우리네 슈퍼히어로 범람 시대에 있어 친절하고도 재미있는 정보와 설명은 분명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문을 여는 [101] 코믹스개론 편에서는 ‘마블 코믹스’와 ‘DC 코믹스’의 오랜 인연과 그들의 현재를 조명하고, ‘케이블’이나 ‘부스터골드’처럼 시간을 넘나들며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를 살펴보는가 하면, 얼핏 완전무결해 보이는 ‘슈퍼맨’이나 ‘토르’같은 강철의 사나이들의 약점도 알아보는 등 재미와 의미를 모두 아우른다.



[201] 마블 유니버스의 이해 편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진 <어벤저스>의 슈퍼히어로들의 면면을 소개한다. 코믹스 세계뿐 아니라 현실의 대중문화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닥터 스트레인지의 역사를 꼼꼼히 되짚는다. 열성팬 마이클 잭슨의 스파이더맨에 대한 구애와 특촬물로까지 제작된 스파이더맨의 뒷이야기는 흥미를 자아내기 충분하고, 온갖 신적인 빌런들에 맞서 싸우는 아스가르드의 수호자 토르의 이야기는 그가 오딘 신의 아들임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또한 우리 사회 소수자들을 은유한 엑스맨의 히스토리를 비롯해, 절대악 아포칼립스과 시간여행과 맞물려 거대한 이야기를 펼쳤던 원작 코믹스에서의 엑스맨도 집중 조명한다. 현재는 슈퍼히어로가 백인 남자 캐릭터에 국한되던 추세에서 탈피해 점차 ‘다양성 캐릭터’에 옮겨가는 시점인데, 이를 둔 논란을 재조명하면서 엑스맨에 대한 독자들의 사랑까지 재확인한다.



[202] DC 유니버스의 이해 편에서는 최고의 슈퍼히어로 슈퍼맨과 최고의 부자 히어로 배트맨이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치는 역사를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 리그의 시작>부터 <슈퍼맨: 엔드 게임>까지 살펴보고, 페미니즘의 부상과 함께 떠오른 원더우먼의 의의를 되짚는다. 또한 정의로운 슈퍼히어로들의 연합체 저스티스 리그와 전혀 정의롭지 않은 슈퍼히어로들의 연합체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대한 흥미로운 설명으로 영화 <저스티스 리그>와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대한 기대감을, 나아가서는 DC의 영화 성공 가능성까지 점친다.



[301]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입문에서는 이제는 하나의 장르가 되어 버린 마블 영화 속 세계의 법칙을 따라간다. 성공적인 영화 <토르: 라그나로크>를 3개의 코믹스 원작을 어떻게 유기적으로 결합했는지 분석하고,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이후 앤트맨과 와스프가 어떤 길을 갈지 예상해 본다. 은하계의 영웅들이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에 이어 또 어떤 활약을 할지 원작 코믹스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모두가 기다렸던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재미 포인트와 숨겨진 요소를 짚는다.



[302] 전환시대의 텍스트읽기: 〈시빌 워〉는 ‘시빌 워’라고 하는 거대한 사건이 코믹스 내에서 마블 슈퍼히어로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본다. 먼저 영화 <시빌 워>를 중심으로 돈독했던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관계에 왜 금이 갈 수밖에 없는지에서 시작해, 이 거대한 분열 안에서 아이언맨을 믿고 가면을 벗었던 스파이더맨이 왜 결국 후회하는지를 원작 코믹스 안에서의 여정을 통해 추적한다. 모두가 편을 갈라 대립하는 와중에 홀로 자신의 길을 걷는 울버린의 행적 역시 쏠쏠한 재미를 준다.



[401] 코믹스 제3지대 특강에서는 비교적 젊은 코믹스 출판사 ‘밸리언트 코믹스’의 당찬 행보를 소개하고, 조커와 할리 퀸을 비롯하여 대중문화의 아이콘들이 총출동하는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과 다소 도발적이고 폭력적인 코믹스 <사가>를 소개함으로써 DC와 마블 밖 제3지대에 자리 잡은 코믹스의 세계까지 모두 아우른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에이플랫
Release dateNov 12, 2018
ISBN97911965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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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히어로 아카데미아 - 김 닛코

    저자 소개

    김닛코

    2003년부터 슈퍼히어로 웹사이트인 히어로스타www.herosta.com를 운영해오다 디즈니 코리아 마블 공식 필진 1호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으로 코믹스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현재는 칼럼 연재, 방송 출연 및 관련업계 자문을 맡고 있다. 〈마블 스파이더맨 백과사전〉 〈마블 비주얼 아트북〉 등 다수의 관련 도서를 감수했다.

    목차

    저자 소개

    책을 펴내며

    [101] 코믹스개론

    ▪ 슈퍼히어로물의 발전과 마블 코믹스의 진화

    ▪ 코믹스의 이해

    ▪ 시간을 달리는 히어로

    ▪ 슈퍼히어로의 약점! 이것만 알면 이길 수 있다

    [201] 마블 유니버스의 이해

    ▪ 어벤저스로 보는 마블 세계관

    ▪ 마법을 넘어선 특별함, 닥터 스트레인지

    ▪ 닥터 스트레인지의 덜 알려진 뒷이야기

    ▪ 마블을 위기로 몰아넣었던 스파이더맨

    ▪ 토르와 신들의 대결

    ▪ 영원히 차별받는 히어로, 엑스맨

    ▪ 영화 〈엑스맨〉 세계관의 시대 순서 정리

    ▪ 엑스맨과 아포칼립스의 시대

    ▪ 인휴먼즈는 엑스맨을 대신할 수 있을까?

    ▪ 데드풀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할 6가지

    ▪ 마블의 나쁜 녀석들 TOP 7

    ▪ 이것만 있으면 우주 최강? 마블 최강의 무기 TOP 7

    ▪ 다양성이 마블을 해치는 걸까?

    ▪ 한국계 여성 히어로 ‘실크’의 탄생

    [202] DC 유니버스의 이해

    ▪ 배트맨 대 슈퍼맨! 싸움의 역사

    ▪ 표리부동 괴짜가 만들어낸 신화, 〈원더우먼 허스토리〉

    ▪ 내 동료가 되어라! 저스티스 리그의 시작

    ▪ 〈저스티스 리그〉는 DC 최고의 영화가 될 수 있을까

    ▪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어떤 만화인가

    ▪ ‘DC 리버스’에 대한 우려와 기대

    [301]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입문

    ▪ 영화 〈토르: 라그나로크〉, 알면 더 재밌고 몰라도 그만인 이야기

    ▪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 미지의 히어로 블랙 팬서

    ▪ 와스프가 두 명? 앤트맨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얼떨결에 시작된 은하계 수호자들

    ▪ 미리 예상해보는 속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주목할 만한 5가지

    ▪ 영화의 세계관을 보다 폭넓게! 마블 드라마 총정리

    [302] 전환시대의 텍스트읽기: 〈시빌 워〉

    ▪ 마블의 세계를 뒤흔든 대사건 〈시빌 워〉

    ▪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우정 깨기

    ▪ 스파이더맨, 큰 결심엔 큰 책임이

    ▪ 캡틴 아메리카, 레전드의 최후

    ▪ 아이언맨이 꿈꾸는 세상

    ▪ 울버린의 마이웨이

    [401] 코믹스 제3지대 특강

    ▪ 제3의 유니버스, 밸리언트 코믹스

    ▪ 조커와 할리 퀸이 스필버그 영화에? 〈레디 플레이어 원〉

    ▪ 〈사가〉, 독특한 색깔의 스페이스 오페라

    책을 펴내며

    전자책이라 ‘펴낸다’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 것 같지만, 어쨌든 그동안 기고하고 연재했던 글들을 묶어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펴내게 됐다. 마블과 DC에 푹 빠진 지 어언 16년. 이런 장르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직접 겪어보니 확실히 세상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취미가 직업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미묘하다.

    마블과 DC로 대표되는 미국산 슈퍼히어로물은 우리에게 친숙한 듯하면서도 꽤나 어려운 장르다. 만화의 시스템이 우리와는 많이 다른 데다, 국내에 정식 발간되는 책의 종류가 제한적이다 보니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세계관은 또 얼마나 방대한지 원서를 봐도 온전히 알기 힘들고. 이렇다 보니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책을 구입하기보다는 인터넷 문서로 정보를 접하는 것이 더 쉬운 편이다. 게다가 슈퍼히어로물은 영화로 접하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만화와 영화의 정보들이 뒤죽박죽되기 십상이고, 각종 매체에서 쏟아지는 어마어마한 양의 관련 글 속에서 도대체 무엇이 제대로 된 내용인지 알기도 어렵다. 이쪽 장르가 흥하면서 덕을 보게 된 사람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있으면 내가 작업하기도 편하고) 뭔가 제대로 된 가이드 비슷한 거라도 작업해야 하는 것 아닐까 싶었지만, 여러 사정상 없던 일이 되었다.

    그렇게 해서 본격적이고도 심도 있는 내용은 다음 기회로 넘기고, 이 책에서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콘텐츠 위주로 골랐으니 그냥 부담 없이 편하게 읽어줬으면 한다. 아마도 어떤 글은 이젠 새롭지 않은 내용일 수도 있고 또 이미 본 글일 수도 있다. 하지만 팬들이라면 맞아, 그랬지, 하고 끄덕이게 되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아니라면 할 수 없고. 업계의 사정상 이런 방식으로는 공개할 수 없는 글도 많이 있는데 분을 삼키며 역시 다음 기회를 노려본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지난 글들을 다시 살펴보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옛 일기를 다시 훑어보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랄까? 억지로 쓴 글은 지금 다시 봐도 싫었던 감정이 고스란히 떠올랐고, 신나서 쓴 글은 지금 봐도 기분이 좋았다. 역시 돈을 받고 글을 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또한 글을 쓰던 당시의 생각과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의 생각이 달라진 것도 있었는데, 이런 점도 재미있다.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영화 또는 만화를 즐겁게 본 당시의 기분을 다시 느껴볼 수 있었으면 한다.

    2018년 김닛코

    슈퍼히어로물의 발전과 마블 코믹스의 진화

    2018년 여름, 〈통계의 창〉 21호

    미국만화는 유럽, 특히 영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경제대공황으로 장기불황 시대에 접어들면서 미국만화시장에도 변화가 일었다. 강한 남성들이 등장하는 모험만화가 유행하면서 슈퍼히어로 만화도 이때 처음 등장했다. 1936년, 신문을 통해 등장한 팬텀Phantom이라는 캐릭터는 슈퍼히어로 1호라 할 만하다. 만화가 리 포크가 창조한 팬텀은 마스크로 정체를 숨기고 활약한 최초의 히어로였다.

    신문 만화에 이어 보다 역동적인 구도와 화려한 색채를 앞세운 잡지 형태의 출판 만화들이 출간됐고, 1938년 이때 데뷔한 것이 바로 DC 코믹스의 슈퍼맨Superman이다. 슈퍼맨의 등장은 곧바로 미국만화의 황금기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DC는 슈퍼맨에 이어 ‘탐정’ 배트맨Batman과 최초의 여성 슈퍼히어로인 원더우먼Wonder Woman도 만들어냈으며, 이들은 모두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에 큰 영향을 주던 영국도 비로소 미국만화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슈퍼맨의 성공으로 인해 많은 아류작이 나왔는데, 이 중 포셋 출판사에서 나온 〈캡틴 마블Captain Marvel 어드벤처스〉는 슈퍼맨을 넘어선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당연히 DC 코믹스는 포셋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고, 긴 법정 다툼 끝에 DC가 승소했다. 이에 DC 측은 아예 캡틴 마블의 권리를 사들였지만, 그 사이 마블에서 같은 이름의 히어로인 〈캡틴 마블〉 시리즈를 만들어 출판해버렸다. 정작 캡틴 마블을 책 제목으로 사용할 수가 없게 된 DC는 캡틴 마블이 외치는 주문인 〈샤잠!〉을 책 제목으로 사용해야만 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 미국이 참전하면서부터는 전쟁만화 붐이 일었다. 애국심을 강조한 슈퍼히어로들이 등장하면서, 타임리 코믹스(후에 마블 코믹스로 개명)에서 〈캡틴 아메리카Captain America〉 시리즈가 탄생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자 슈퍼히어로의 인기는 시들해지고 공포물 등의 장르에서 선정적이고 잔혹한 묘사가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으니, 만화란 아이들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던 어른들이 이를 좋게 볼 리 없었다.

    정신의학 박사인 프레드릭 워담은 만화가 아이들에게 해를 끼친다며 맹비난했다. 그의 주장엔 구체적인 근거가 부족했지만, 여러 언론에서 그의 발언을 인용하자 곳곳에서 만화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결국 미국 정부는 만화에 대한 검열을 시작했고, 1954년부터 만화 출판사는 정부의 금지조항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많은 출판사들이 검열 조치로 인해 큰 타격을 입고 사라졌다. 반면, 마블과 DC는 성장해 60년대에 이르러 업계 주류를 차지했다. 피를 흘리지만 않으면 괜찮다는 조항을 이용해서 슈퍼히어로물을 제대로 부활시켰던 것이다.

    50년대까지만 해도 마블은 DC의 상대가 되지 못했지만, 60년대에 들어 스탠 리와 잭 커비라는 두 전설적 인물의 활약을 통해 급성장했다. 스토리를 맡은 스탠 리는 히어로의 성격 묘사에 많은 신경을 썼으며, 잭 커비는 역동적이고 웅장한 표현 및 묘사에 집중했다. 이때 초능력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반영한 판타스틱 포Fantastic Four와 신화의 세계를 빌린 토르Thor도 첫 선을 보였다. 여기에 실수도 저지르고 고민도 하는 히어로 스파이더맨Spiderman은 어린 독자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받았다.

    반면에 DC는 그린 랜턴Green Lantern과 플래시Flash처럼 잘나가는 히어로들을 한 팀으로 묶은 〈저스티스 리그Justice League〉를 출판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를 눈여겨본 스탠 리는 당시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하던 아이언맨Iron Man, 앤트맨Ant-Man, 와스프Wasp에 토르와 헐크Hulk를 더해 이들을 한데 묶은 〈어벤저스Avengers〉를 탄생시켰다. 이로써 한 권의 책을 사면 다른 캐릭터의 시리즈까지 사게 만드는 ‘마블 유니버스’가 탄생했고, 마블의 종합 판매고는 급상승했다. 스티브 디코, 존 로미타, 닐 애덤스 등 훗날 또 다른 전설이 될 작가들이 여기 참여하여 마블 유니버스를 확장시켰다.

    또한 당시 유행이던 미술 사조인 팝아트와도 결합하면서 만화는 최신 유행이 되었고 대학가에서는 열풍이 불었다. 이에 마블은 각 대학교를 순회하며 만화를 홍보했다. 히피 문화와 신비주의의 유행에 따라 닥터 스트레인지Doctor Strange 같은 캐릭터가 등장했고, 베트남 전쟁이 시작되면서 오래전 사라졌던 캡틴 아메리카도 돌아왔다. 돌아온 캡틴은 어벤저스의 멤버가 되어 마블 유니버스를 이끄는 중요한 히어로로 활약했다.

    하지만 문제도 많았는데, 만화 안에 인종차별 및 여성차별적인 요소는 여전했다. 최초의 흑인 슈퍼히어로 블랙 팬서Black Panther가 탄생했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원더우먼은 초능력을 잃고 남자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캐릭터로 전락했다. 만화업계의 근로조건도 매우 열악해서 유명 작가들마저 출판사로부터 착취당하는 구조는 여전했다.

    70년대부터 미국의 만화산업은 침체기에 들어섰다. 만화 검열이 계속 되는 가운데 컬러TV까지 보급됐기 때문인데, 이때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도산하면서 마블과 DC가 점유율을 전부 차지해버렸다. 이때 마블은 당시 인기를 끌지 못하던 〈엑스맨X-Men〉에 사춘기, 민족성, 성별 등을 은유하여 ‘사회로부터 차별받는 슈퍼히어로’라는 새로운 설정을 만들어냈다. 이에 엑스맨 시리즈는 큰 인기를 얻어 마블의 최대 수입원으로 등극했다. 한편 DC의 드라마 〈원더우먼〉과 영화 〈슈퍼맨〉이 전 세계적인 대성공을 거두면서 DC는 슈퍼히어로 만화의 영상화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DC는 80년대 워너브라더스에 인수되면서 〈배트맨〉 영화 시리즈마저 제작했다.

    마블의 만화를 수집하는 열성 팬들의 팬덤이 형성된 것도 80년대였다. 이들은 자신들끼리 책을 서로 사고팔고, 정기 집회인 ‘코믹콘Comic Con’을 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때 만화책의 비닐 포장을 뜯지 않고 되파는 행위가 유행했는데, 이로 인해 만화책 전문 매장이 생겨났다. 규제가 사실상 효력을 잃으면서 폭력과 성적 묘사, 정치적 내용이 담긴 작품들이 다시 등장했고, 보다 수준 높은 스토리와 그림을 앞세운 ‘그래픽노블Graphic novel’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만화도 이때 선보였다.

    91년부터 주식을 상장한 마블은 우선 십대를 공략했다. 마블 캐릭터들을 담은 수집용 카드를 출시하고, 하나의 책을 여러 버전의 표지로 내놓는 마케팅을 벌였다. 또한 토드 맥팔레인, 짐 리, 롭 라이펠드 등 멋진 그림체를 지닌 만화가들을 고용하여 일대 붐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The Amazing Spider-Man〉이 300만 부 이상이라는 만화 사상 최고의 판매고를 올린 데 이어, 〈엑스포스X-Force〉가 35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극심한 침체기를 피해갈 수 없었던 마블은 결국 파산보호신청을 하고 말았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당시 마블의 대표였던 스탠 리는 엑스맨이나 판타스틱 포, 데어데블Daredevil 같은 캐릭터들의 영화화 판권을 여러 회사에 나누어 팔았고, 다행히도 한 완구 회사에서 마블을 인수한 덕분에 파산 위기를 면할 수 있었다.

    21세기에 들어서 만화산업은 다양하게 확장됐다. 만화는 디지털로도 출간되었고, 영상화에도 더욱 박차를 가했다. 마블은 〈블레이드Blade〉 〈엑스맨〉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영화화했으며, DC는 〈다크 나이트〉 시리즈를 제작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마침내 마블이 마블 스튜디오를 통해 자체 제작한 영화 〈아이언맨〉은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발달한 컴퓨터그래픽 효과와 현대적인 스토리로 각색한 내용 덕분에 아이언맨은 세계 최고의 히어로 자리에 올라섰고, 더불어 회사의 가치도 높아졌다. 이후 마블이 디즈니 그룹에 인수되고 후속 영화들이 연이어 성공가도를 달리면서 만화에 이어 영화에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MCU’라는 세계관을 확립했다. 이제 ‘마블’이란 브랜드는 전 세계인의 뇌리에 확실히 각인되었다.

    영화의 성공은 슈퍼히어로 만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며 곧바로 신규 독자 유입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했다. DC도 ‘DC 유니버스’를 보다 젊고 새롭게 개작하면서, 두 회사는 현재도 서로 엎치락뒤치락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이들 대형 출판사들은 메이저 히어로에서 보기는 힘들었던 여성과 다문화, 성소수자 등 ‘다양성 히어로’의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이 중 특히 마블이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미즈 마블Ms. Marvel과 아이언하트Ironheart, 새로운 고스트 라이더Ghost rider 등이 대표적인 캐릭터다.

    영상 분야뿐 아니라 게임 분야에서도 마블과 DC는 각각 〈마블 퓨처 파이트〉와 〈인저스티스〉로 대표되는 여러 인기 게임들을 출시하여 큰 성과를 얻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슈퍼히어로 만화 시장은 다각도로 확장되고 있는 중임에 분명하다. 물론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슈퍼히어로 영화에 대해 피로를 호소하는 목소리와 장르 자체를 폄하하는 의견이 끊임없이 나오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마블의 영화들이 연이어 성공하고 있으니 한동안 그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믹스의 이해

    2014년 12월 10일, 〈히어로스타〉

    코믹스란 무엇인가

    미국의 만화는 ‘코믹스Comics’라고 부르며, 한국이나 일본과는 구조가 다르다. 코믹스는 주로 스토리 작가와 스케치 작가, 펜화 작가, 컬러 작가로 나뉘며, 더러 스케치 작가가 펜화와 컬러를 동시에 작업하기도 한다. 드물지만 스토리까지 혼자서 전부 해내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한 작가진이 계속 창작하는 것이 아니라, 출판사가 그때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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