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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수다: 평범한 사람을 위한 디자인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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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160 pages44 minutes

디자인 수다: 평범한 사람을 위한 디자인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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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디자인 용어는 사용자에 따라 온도 차가 있기 마련이다.
서로 다른 디자인에 대한 이해는 생각보다 큰 불통과 의외의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저자는 클라이언트와 소통하며 생겼던 에피소드를 토대로, 있을 법한 이야기를 만들었다.
술술 읽히는 이야기를 통해 \'디자인 개념과 역사\'를 습득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구성했다.

LanguageEnglish
Publisher우주상자
Release dateMay 6, 2022
ISBN9791197863738
디자인 수다: 평범한 사람을 위한 디자인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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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 수다 - 남 우주

    디자인 수다 01

    디자인이 뭔가요?

    종이

    사람들에게 ‘디자인이 뭔가요?’라고 물으면 ‘예쁘게 꾸미는 것’이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디자인의 형태적 요소에서 미는 매우 중요하니까. 그래도 꾸미는 것만으로 디자인을 정의하기엔 뭔가 아쉽다. 디자인의 정의는 시대와 디자이너에 따라 변해왔지만 ‘합목적성’과 ‘편리’라는 개념은 디자인을 정의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그래서 디자인을 이렇게 정의할 수도 있다. 합목적성을 가진 아름다운 형태나 사용자의 편리를 위한 창의적 표현이라고.

    그런데 이렇게 디자인을 정의해도 사실 모호한 것 투성이다. 왜냐하면 디자인의 합목적성과 아름다움, 그리고 사용자의 편리라는 것이 주관적일 수밖에 없으니까. 그뿐만 아니라 디자인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가 잘못 이해되어 디자인 작업 과정에서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디자인의 스타일도 개인적 취향이라, 디자인 의뢰 후 불만족스러운 경험을 겪은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게다가 디자인 일의 볼륨이나 가치를 정확히 판단하지 못해서 비용이 많이 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다양한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디자인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그것은 바로 디자인이 정해진 공식이나 답이 있는 게 아니라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가 서로가 원하는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을 가다가 만나는 수천 개의 간판 디자인은 서로 다른 디자인 감각들이 부딪힌 산물이자, 무수한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 사이의 지난한 토론(?)의 결과물이다.


    A 씨는 평생의 로망이었던 커피숍을 차리기 위해 20년 동안 다닌 회사를 그만뒀다. 아직 커피숍의 입주 계약일이 6개월 남아 있었다. 그는 커피숍 명을 ‘검은 향기’로 정하고 무료 로고 사이트를 찾았다. 종종 근사한 로고가 있었지만, 왠지 ‘검은 향기’와 딱 어울리는 로고는 찾기 어려웠다. 그는 자신만의 독특함이 드러나는 로고를 만들고 싶었다. 시간이 흘러도 촌스러워지지 않을 로고는 전문가와 상의해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우연히 들어간 디자인 사이트에서 실시간 카톡 상담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문자가 번거로워 통화를 요청했다. 

    A: 제가 커피숍 로고를 만들고 싶은데요. 이름은 ‘검은 향기’라고… 비용이 얼마나 들까요?

    디: 심볼과 슬로건도 포함하시나요?

    A: 아… 심볼이요? 저는 그냥 검은 향기 로고만 만들면 되는데요….

    디: 그럼 타이포 로고만 만드시는 건가요?

    A: 저… 죄송한데요. 타이포 로고가 뭔가요?

    디: 텍스트로만 로고를 만드는 겁니다.

    A: ….

    그가 만들고 싶었던 로고는 스타벅스 같은 것이었다. 그림도 있고 글씨도 있는, 대충 그런 거. 그래서 그림이 들어간 로고를 만들고 싶었는데 심볼이라고 하니까 왠지 야구팀 같은 문장(?) 이미지가 떠올랐다. A 씨는 당황한 나머지 다시 전화하겠다며 전화를 끊고, 인터넷 검색창에 심볼과 타이포를 검색했다. 웹에서는 심볼과 타이포 그리고 슬로건이 로고의 3요소라고 나와 있었다. 심볼은 나이키와 같은 추상적인 이미지이고 귀족 가문의 문장 같은 것은 엠블럼이라고 했다. A 씨는 엠블럼과 심볼의 차이를 되짚었다. ‘그러니까… 사자나 곰 그런 게… 동그라미 안에 그려져 있으면 엠블럼이구나… 음…심볼은 추상적인 ‘나이키’ 모양인 거고…’

    하이네켄 로고

    하이네켄 로고

    하이네켄 로고

    스타벅스

    1992년 엠블럼

    하이네켄 로고

    푸마 로고

    머릿속에 대충의 로고 개념이 장착된 A 씨는 다시 디자이너에게 전화를 걸었다.  

    A:  ‘검은 향기’ 심볼이랑 타이포 로고 따로 만들어주시고요. 슬로건도 만들고 싶은데 금액이 얼마 정도일까요?

    디: 네. 견적서 보내드릴게요, 견적서 보내드리기 전에…, 고객님께서 생각하는 콘셉트가 있을까요? 참고할 만한 로고는요?

    A: 참고할 만한 로고는 딱히 생각 안 나지만… 음, 그러니까 단정하고도… 뭐랄까 빈티지하면서도 촌스럽지는 않은 느낌? 아! 그리고 은근하게 고급스러운, 그런 거 있죠?

    디: … 네. 정리하자면, 단정하고 어딘가 빈티지하면서도 은은하게 고급스러운 느낌이라고요?

    A: 네, 바로 그거죠!

    디: …일단 기본적인 견적만 먼저 이메일로 보내드릴게요. 보시고 답장 주세요~.

    30분 안에 이메일이 왔다. 

    OO 디자인 견적서

    - 심볼 그래픽 타입 00만 원,

    - 타이포 로고 00만 원, 슬로건 00만 원

    - 기본 3차 시안까지

    - 이후 추가 시안 당 0만 원 추가

    - 작업 기한 약 10일

    - 작업 기한 이후 기간 연장 및 추가 시안은 금액 발생.

     디자인 견적을 받고 A 씨는 ‘슬로건도 빨리 결정해야겠군…’ 하고 생각했다. 그는 다시 디자이너에게 전화를 걸어 슬로건을 ‘너와 나를 이어주는’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심볼 콘셉트는 사람이 커피 향을 맡는 모양으로 모던하게 나왔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그리고 ‘검은 향기’ 타이포 글씨는 손글씨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통화를 마치고 A 씨는 커피를 정성스럽게 내렸다. 커피 향이 방 한가득 퍼지며 A 씨의 미래의 가게가 그림처럼 펼쳐졌다. 커피콩 패키지엔 A 씨가 상상한 로고가 박혀 있고 간판도 모던하게 반짝였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니 이제 정말 커피숍 사장님이 된 것처럼 들떴다.

    이틀 뒤, 1차 시안이 도착했다. 시안은 PDF 파일로 왔는데 열어보니 A 씨가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달랐다. 실망스러운 나머지 그는 괜한 돈을 쓰는 게 아닌가 싶었다. ‘1차 시안 비용만 낸다고 하고 그만둘까? 근데, 해달라는 건 다 한 것 같은데…’ 손글씨의 ‘검은 향기’와 심볼이 매우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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